2025-09-24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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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 이야기 2~ “하루의 끝, 칫솔 앞에서 멈춘 아이”
“하루의 끝, 칫솔 앞에서 멈춘 아이”

밤 9시, 하루가 고요히 마무리되는 시간.
아이를 욕실로 데리고 가 칫솔 컵을 건네는 순간,
아이의 작은 얼굴이 잔뜩 굳어졌습니다.
“싫어! 안 할래!”
짧지만 단단한 목소리.
두 팔을 가슴에 끼고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만난 듯 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입술이 먼저 열렸습니다.
“양치 안 하면 벌레 생겨!”
이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지난번 겁주듯 말했던 뒤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심호흡을 크게 하고
아이 눈높이로 몸을 낮췄습니다.
작은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하며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양치 먼저 하면, 내일 아침에 네가 좋아하는 딸기 요거트 줄게.”
아이의 눈썹이 살짝 풀리더니,
“진짜?”라는 작은 속삭임이 흘러나왔습니다.
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죠.
잠시 망설이던 아이는 결국 칫솔을 집어 들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아이의 입가에
하얀 거품이 천천히 번져 갔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 훈육은 이렇게도 부드럽게 할 수 있구나.’
양치가 끝나자 저는 아이의 어깨를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와, 이가 반짝반짝 해졌네.”
아이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죠.
“그럼 내일 아침 요거트 꼭 줘야 해!”
그 웃음에 저도 함께 웃음이 번졌습니다.
오늘 하루의 마무리가 조금 더 따뜻해진 순간이었어요.
**오늘의 훈육 포인트
1. 강제 대신 선택 유도
“해야 해!”보다 “하면 좋은 일이 생겨”라는 접근이
아이의 거부감을 낮춥니다.
2. 즉시 또는 가까운 보상
내일 아침과 같이 짧은 간격의 보상이 아이에게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멀리 있는 약속보다, 당장 경험할 수 있는 기쁨이 효과적입니다.
3. 과정도 칭찬하기
양치 중간에도 “거품이 예쁘게 났네!”, “칫솔질이 점점 좋아진다” 같은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과정 속에서의 인정이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줍니다.
훈육은 아이를 몰아붙이는 힘이 아니라,
아이 마음이 스스로 열리도록 기다려 주는 따뜻한 손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