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세 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시간이 충분할 것 같다가도, 돌아보면 이미 지나간 날들이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 이 시점은 흘러간 시간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남은 시간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되돌아봄의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아홉 달 동안 나는 무엇을 이루었을까요?

큰 성과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작은 기쁨과 노력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계획했던 것 중 이루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것 또한 나의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나아가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소중합니다.

나는 어떤 관계 속에서 지지를 받았을까요? 누군가의 한마디, 작은 배려, 또는 함께한 순간들이 나를 지탱해 주었음을 떠올려봅니다. 반대로, 아직 풀리지 않은 관계의 매듭이나 미완의 마음이 있다면 그것도 나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관계는 늘 나를 비추는 거울이기에, 그 속에서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더 깊이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세 달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만들어 갈까요?

미뤄둔 목표를 다시 붙잡을 수도 있고, 단지 ‘잘 버텼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은 완벽한 성취로 마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걸어온 길을 이해하고, 남은 길을 내 방식대로 채워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음을.. 다르게 살 수 없었음을...

"그렇게 살수 밖에 없었던 나를 더욱 사랑해주는 것만이 남았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