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래!” 아이의 외침,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요?
“내가 할래!” 아이의 외침,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요?“엄마, 내가 할래!”아마 이 말, 하루에도 몇 번씩 들으실 거예요. 숟가락을 들고 밥을 흘리면서도 혼자 하겠다고 우기고, 옷을 거꾸로 입어도 기어이 스스로 하겠다고 떼쓰는 아이. 부모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지요. 금방 도와주면 깔끔할 일을 두고, 일부러 시간을 더 쓰고 싶지는 않으니까요.그런데 부모의 이 작은 기다림이 아이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자율성이라는 씨앗이 바로 이런 순간들 속에서 싹트기 때문이에요. 0~1세, 작은 선택이 만드는 첫 자율성 아직 말도 서툰 아기지만, 사실 이때부터 자율성의 씨앗은 자랍니다.두 개의 딸랑이를 보여주고 아이가 손을 뻗는 걸 존중해 주는 것, 이유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이런 작은 경험들이 “내가 선택할 수 있구나”라는 첫 감각을 줍니다.부모는 아기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는 “내 목소리가 존중받는구나”라는 안전한 경험을 하게 되지요. 1~3세, “내가 할래!”를 기다려주는 시기 걷고, 뛰고, 손으로 무언가를 집기 시작하는 시기.아이는 세상을 스스로 탐험하고 싶어 합니다. 숟가락을 잡고 밥을 엎지르고, 신발을 반대로 신기도 하지요.이때 부모가 할 일은 완벽하게 해내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시도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입니다.서툴더라도 끝까지 해보게 두고, 실패했을 땐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고 말해주세요. 그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에 “다시 도전해도 괜찮다”는 용기를 남깁니다. 3~6세, 놀이와 집안일에서 자율성을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며 즐거워합니다. 역할 놀이를 통해 “나는 의사, 너는 환자!”라며 상황을 주도할 때, 부모가 함께 맞장구를 쳐주는 것만으로도 자율성은 자랍니다.또 집안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책을 정리하거나, 숟가락을 식탁에 놓는 사소한 일도아이에게는 “나도 가족의 일원이야”라는 자존감을 줍니다. 이런 경험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결됩니다. 6~7세, 선택과 책임을 배우는 시기 학교 입학을 앞두고는, 선택과 책임을 조금씩 연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입을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세요만약 얇은 옷을 골라 추웠다면, “오늘은 좀 추웠지? 내일은 더 따뜻하게 입어보자”라고 부드럽게 연결해 주세요.아이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이렇게 작은 선택과 결과를 이어 주면 아이는 점차 자기조절 능력과 책임감을 키워갑니다. 부모에게 꼭 필요한 ‘기다림’과 ‘인정’ 사실 자율성을 키우는 과정은 아이만의 몫이 아닙니다. 부모에게도 큰 인내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서툴게 밥을 흘리거나, 옷을 거꾸로 입을 때 “아, 또 지저분해지겠구나” 싶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기다려 주세요.그리고 꼭 한마디 건네주세요.“네가 해보려는 마음이 참 멋지다.”이 짧은 말이 아이 마음에 자율성의 씨앗을 단단히 심어 줍니다. “내가 할래!”라는 아이의 외침은 단순한 고집이 아닙니다.세상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은 첫걸음이고, 자율성을 키우는 기회입니다. 부모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기다려 준다면, 아이는 실패 속에서도 다시 도전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오늘 아이가 또다시 “내가 할래!”라고 외친다면, 잠시 미소 지으며 그 순간을 지켜봐 주세요. 아이의 자율성은 부모의 기다림 속에서 자라납니다.
장채비 코치